얼마 후면 할머니 생신이다. 올해로 여든여섯이시다. 할머니는 부지런한 사람이다. 젊었을 때도, 지금도 쉬지 않고 일한다. 작디작은 체구로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며 폐지를 주우시는 데 서울 집에서 부천 본가에 갈 때 일부러 할머니의 동선을 따라 집으로 들어간다. 어김없이 그 위치에서 폐지를 줍고 계신다. 굳이 할 필요도 시키는 사람도 없지만 할머니는 개미처럼 폐지를 주어다 유모차에 싣고 나른다. 그렇게…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당나귀 EO> 라는 영화를 봤다. 당나귀가 주인공인 영화다. 서커스단이 해체된 후 인간 세계로 떠밀려 나온 EO의 로드무비다.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샤를로트 반더히르미 감독의 <여덟 개의 산>과 공동 수상했는데 이것도 얼마전에 봤다. 둘 다 훌륭한 작품이다(취향은 후자…). 상세한 감상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영화를 보면서 다른 작품이 떠올랐다. 지난달에 본 박세영 감독의…
미용실에 다녀왔다. 한 곳에만 3년 가까이 다녀서 이젠 디자이너 선생님과도 친하다. 30일 정도에 한 번 방문하는데 오늘은 20일 만에 방문이다. 구레나루가 너무 싫어서다. “옆 머리 정말 빨리 자라는 것 같아.” 선생님도 한 말씀 하신다. 그렇다. 보통 사람보다 숱이 많다. 머리카락도 빨리 자란다. 적당히 자라면 좋은데 적당하지 않다. 과하지 싶다. 그 중 제일 싫은게 구레나루다. 심지어…
얼마 만에 쓰는 일기인지 모르겠다. 이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으니까 어떻게든 하루를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꾸준함이 중요한데 그럴려면 심플해야 한다. 깊이고, 양식이고 뭐고 다 집어치자. 정해진 분량은 없다. 규칙도 없다. 빌어먹을 강박증 때문에 힘들겠지만, 그걸 넘어서는 것도 일종의 수련이겠지. 어떤 날엔 쓸 말이 더 없을지도, 넘칠지도 모른다. 그땐 하고 싶은 대로 하자. 오래 달리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