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릴 땐 보폭만 생각해

얼마 만에 쓰는 일기인지 모르겠다. 이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으니까 어떻게든 하루를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꾸준함이 중요한데 그럴려면 심플해야 한다. 깊이고, 양식이고 뭐고 다 집어치자. 정해진 분량은 없다. 규칙도 없다. 빌어먹을 강박증 때문에 힘들겠지만, 그걸 넘어서는 것도 일종의 수련이겠지. 어떤 날엔 쓸 말이 더 없을지도, 넘칠지도 모른다. 그땐 하고 싶은 대로 하자. 오래 달리려면 호흡이 중요하다. 호흡은 보폭의 영향을 받는다. 그것만 생각하자.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자기를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의 본질이며, 그것은 또 사는 것의 메타포이기도 한 것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 무라카미 하루키

© 2023. ksthink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