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어떤 시작의 수기 -4

1.

마음 먹기는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렵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좋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주 동업자친구K가 고민 끝에 사실상 사업포기 선언을 했다. 수익과 투자의 문제였다. 굉장히 현실적인 이유다. 자세한 사유를 밝힐 수는 없다. 나 역시 고민을 했다. 공동창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텐미니트>를 접고 석달간 매달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포기가 쉽지 않았다. <방탕서른>의 포맷과 연계사업의 가능성을 믿고 일단, 1년 정도는 운영해볼 요량이다. 막대한 투자비용과 높은 불확실성이 따르지만 역시나 지금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베팅한다. 둘에서 하나로 반토막이 났으니 부담은 배로 커졌다. 다행히 몇몇 <방탕서른>에 투자의향을 보인 분들(물론 내 지인들..ㅠ)이 있어 한시름 놓긴했다. 혼자서 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걱정이다. 어차피 ‘1인 1업’ 시대 아닌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2.

지난 18일 아마존 웹서비스 코리아(AWS Korea)에서 주최하는 <AWS CLOUD 2017>에 다녀왔다. 아마존 웹서비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다. 우리에게 온라인 쇼핑몰로 익숙한 아마존(amazon)의 계열사다. 아마존 웹서비스가 론칭한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국내 사용자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단어 자체의 낯섬도 있지만, 일반사용자가 접근하기는 무리가 있다. 더군다나 국내에 서버가 없기 때문에 운영의 제약도 있었다. 분위기 반전은 지난해 1월 아마존 웹서비스가 국내에 서울 리전(Region)을 가동하면서 부터다. 접근성이 좋아진 것이다. 이 서비스에 관심을 둔건 순전히 안정성 때문이었다. 물론 비용의 문제도 있었다. 사이트를 운영하려면 서버가 필요하다. 현실 세계의 ‘땅’ 같은 거다. 개인사업자가 독립서버를 두기에는 비용과 운영, 관리 문제가 있다. 때문에 대부분은 웹호스팅을 이용한다. 독립서버 유무, 용량, 트래픽, OS, DB 등에 따라 서비스 질과 가격차가 크다.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 소호몰 정도 운영하는데는 무난하지만 대용량의 트래픽이 발생하는 미디어 사이트를 운영하기에는 제약이 있다. 따라서 고용량의 독립서버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자금력이 없는 스타트업에게는 무리다. 이를 갖춘다해도 웬만한 서버를 임대하지 않는 이상 과다한 트래픽이 발생하면 업체는 사이트를 차단하거나 품질을 떨어뜨린다. 스타트업으로서 접속자 폭주가 마냥 반갑지 않은 이유다.

AWS CLOUD 2017

AWS의 클라우딩 컴퓨팅은 이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유동적인 서버환경을 갖는다. 동시접속자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버에 300명이 몰렸다고 가정해보자. 기존 웹호스팅이라면 트래픽 초과로 차단을 하거나 품질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AWS 서비스는 속도나 품질 손상없이 300명 수용이 가능한 가상서버를 오토-스케일링(Auto-Scaling)한다. 추가되는 만큼 비용이 과금되지만, 다시 100명 수준으로 돌아오면 원상태로 복구한다. 효율적인 서버와 비용 관리가 가능한 셈이다. 요금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합리적인 수준이다. 여기에 AWS는 머신러닝, IoT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비해놓고 있다. <방탕서른>의 추후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덥석 물었다. 지금은 D사의 무제한 트래픽 서비스를 쓰고 있지만 3월 내 AWS로 마이그레이션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마침 AWS에 참석하는 컨퍼런스가 있었고 참여를 했다. 정보의 수준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용에 대한 확신은 생겼다. 4월에 서밋 계획도 있다고 하니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AWS에서 중식으로 제공한 호텔 도시락. 지금껏 먹어본 도시락 중 가장 고퀄ㅠ

 

3.

공간 임대를 위해서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 입주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민세금이 투입되는 정부 지원사업이지만 무료는 아니다. 공공의 경우 월 5만원 가량을 내야하고, 민간은 월 15~17만원의 부담금을 내야한다. 물론 VAT는 미포다(ㅠ). 공공/민간의 차이도 있지만 공동공간/독립공간이라는 차이도 있다. 그걸 생각하면 민간도 비싼건 아니라도 생각한다. 우선 비용 절감을 위해 공동공간으로 지원했다. 수도권 센터 중 한 곳이다. 민간 쪽도 공간을 한번 둘러보고 생각해보려고 방문계획을 잡았다. 서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직 정식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예비사업자 자격으로 지원했다. 입주신청서와 사업계획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만 제출하면 된다. 3개월에 한번씩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탈락하면 도중에 쫓겨날 수 있다. 정신 바짝차려야 한다. 공간제공 이외에도 사업 진척이나 성과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여튼 나쁘지 않은 기회다. 좋은 경험이 될 거 같다.

되고 싶은 것보다 하고 싶은게 많아요. 어느 순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하고 싶을 걸 택할 겁니다. 삶은 짧고, 불확실하니까.